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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동향2026. 3. 27.·전병욱

AI가 '딸깍' 만든 책 — 납본 제외가 출판계에 던지는 질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AI로 딸깍 만든 책'을 모니터링해 납본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는 AI 자동 생성 도서가 국립도서관 납본 시스템에 대량으로 유입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입니다. 간단해 보이는 정책 발표이지만, 그 뒤에는 출판 생태계 전반에 걸친 복잡한 질문들이 얽혀 있습니다.

AI 생성 도서, 왜 문제가 되는가

데일리안의 'AI가 흔드는 출판' 시리즈는 번역과 편집 보조 도구로 AI를 활용하는 것과, AI가 콘텐츠 자체를 생성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조명합니다. 전자는 이미 출판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후자입니다. 최소한의 인간 개입으로 대량 생성된 도서들이 유통 플랫폼과 납본 시스템에 유입되면서, '책'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본적인 재정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 품질 기준의 붕괴: 검수 없이 생성된 도서가 정상 출판물과 동일한 유통 채널을 공유
  • 저작권 귀속의 모호성: AI가 생성한 텍스트의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불분명
  • 기존 저작물 침해 가능성: 대규모 도서 데이터로 학습된 AI가 기존 저자의 표현을 재구성할 위험
  • 납본 및 통계 왜곡: 연간 출판 종수 통계와 도서관 장서가 의미를 잃을 수 있음

제재의 어려움 — '들쭉날쭉'한 판단 기준

데일리안 두 번째 기사는 제재 시도 자체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도서가 AI로만 생성된 것인지 판별하는 기술적·제도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AI 탐지 도구의 정확도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인간이 AI를 도구로 쓴 책'과 'AI가 사실상 전부 쓴 책'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없습니다. 장관 발언은 방향을 제시했지만, 실행 가능한 기준은 아직 없는 셈입니다.

AI 탐지 판단이 들쭉날쭉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선의의 출판사와 저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라이선싱 관점에서 본 구조적 역설

이 상황은 출판 라이선싱 측면에서 역설적인 구조를 드러냅니다. AI가 기존 도서 콘텐츠를 학습해 새로운 '책'을 생성하고, 그 생성물이 다시 유통 시스템에 유입됩니다. 원작 저작권자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그 창작물이 새로운 콘텐츠의 원재료가 되는 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납본 제외 정책은 도서관 유입은 막을 수 있지만,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나 AI 학습 데이터로의 활용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멘탯이 주목하는 지점은 바로 이 구조적 공백입니다. AI 생성 도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지금, 역설적으로 출판사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로 정식 라이선싱할 명분과 협상력은 더 커졌습니다. 불법 또는 무단 활용이 문제로 인식될수록, 합법적인 라이선싱 경로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멘탯은 출판사가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AI 기업과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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