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게 AI란 무엇일까요? AI 교정·교열 도구로 맞춤법을 검사하고, AI 윤문 서비스로 원고 가독성을 높이는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도구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는 이미 훨씬 큰 규모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4년 하반기, HarperCollins는 Microsoft와 비소설 단행본에 대해 도서당 $5,000의 AI 학습 라이선스를 체결했습니다. 저자가 직접 동의(옵트인)해야 하고, 저자와 50:50으로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입니다. 같은 시기 Wiley는 AI 관련 매출만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Springer Nature, Taylor & Francis도 유사한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소송 대신 계약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AI 저작권 분쟁에서 법정 싸움에만 집중하면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지만, 라이선싱 계약은 즉시 수익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Anthropic의 $15억 합의 사례처럼, 무단 사용에 대한 법적 대응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ChatGPT에 세금 질문을 하면 세법 교과서 수준의 답이 나옵니다. 육아 고민을 물으면 아동 심리학 서적에서 본 듯한 조언을 합니다. 이 지식은 어디서 왔을까요? 대부분 웹에 공개된 도서 발췌, 서평, 요약본을 학습한 결과입니다. 출판사가 수십 년간 쌓아온 지적 자산이 이미 AI 모델 안에 녹아 있지만, 출판사에게 돌아온 보상은 없었습니다.
2025년 기준, AI 저작권 관련 소송은 전 세계적으로 70건 이상 진행 중입니다. 뉴욕타임스, Getty Images부터 개인 작가까지 — 무단 학습에 대한 법적 대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AWS와 Microsoft가 AI 콘텐츠 마켓플레이스를 발표했지만, 현재 참여하는 건 대부분 뉴스·미디어 기업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뉴스는 실시간성이 생명이라 AI 요약에 트래픽을 빼앗기는 피해가 즉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서는 다릅니다. 도서의 가치는 깊이에 있습니다. 세무, 법률, 의학, 경영, 심리 — 전문 지식 영역에서 AI가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만들려면, 뉴스 기사가 아니라 책이 필요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서 출판사의 대응이 느린 이유가 바로 기회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아직 빅테크 마켓플레이스에 도서가 빠져 있다는 것은 곧 선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HarperCollins-Microsoft 사례는 출판사가 참고할 만한 구조를 보여줍니다. 핵심 조건들을 살펴보면:
AI 교정·교열, 윤문 도구는 출판 실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이는 AI가 출판을 "돕는" 부분입니다. 더 큰 그림은 출판사의 콘텐츠가 AI 생태계의 "재료"가 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출판사가 정당한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유 도서의 디지털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고, AI 라이선싱 계약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며, 저자와의 AI 관련 권리 논의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음악 산업이 스트리밍 전환 초기에 대응하지 못해 수년간 수익을 잃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빨리 움직이는 것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멘탯은 이러한 전환을 준비하는 출판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도서 콘텐츠의 AI 라이선싱, 저자 동의 체계, 사용량 추적까지 — 출판사가 새로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