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한국 출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의제는 하나였습니다. AI가 단 몇 초 만에 찍어낸 이른바 '딸깍 도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AI 출판 표시제' 도입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고, 이 자리에서 나온 말 한마디가 이후 업계에 계속 회자되고 있습니다. '출판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것입니다. AI 도서 라이선싱과 저작권 문제가 논쟁을 넘어 실제 제도 설계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AI 출판 표시제는 직관적으로 명쾌해 보입니다. 'AI가 썼으면 표시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출판인들이 실제로 걱정하는 건 표시 여부가 아닙니다. 표시제가 도입되면 독자는 AI 도서를 의식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인간 저자가 쓴 도서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인간 저자의 책이 이미 AI 학습 데이터로 쓰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표시제로 수면 위를 정리하는 동안, 수면 아래에서는 무허가 학습이 계속됩니다.
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Hachette CEO 데이비드 셸리는 이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짚었습니다. AI 기업들이 출판사의 콘텐츠로 수익을 내면서 정작 그 콘텐츠를 생산한 생태계에는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는 'AI 시대에 아이디어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것이 단순한 저작권 소송이 아니라 출판 산업의 경제적 존립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출판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말은 과장이 아닙니다. 표시제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출판인들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모인 것입니다.
AI 출판 표시제 도입은 정부와 업계가 함께 설계해야 할 중장기 과제입니다. 하지만 그 논의가 완결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AI 학습 데이터 시장은 계속 돌아갑니다. 출판사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소송으로 막거나, 라이선싱으로 수익화하거나. 이미 여러 대형 출판사들이 후자를 택해 AI 기업과 도서 데이터 계약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콘텐츠가 AI 학습에 활용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그 흐름을 통제 가능한 계약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멘탯은 출판사가 AI 기업과의 도서 라이선싱 협상을 직접 진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딸깍 도서 문제가 제도로 정리되기 전에도, 출판사가 자신의 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도권을 쥘 수 있어야 합니다. 출판사 서비스에서 멘탯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보세요.